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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시위 후기
일상 2008/06/02 09:16
원래는 대학생 5월 한마당 행사였는데, 세상이 하 수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1박 2일 시위가 되었다. 덕분에 뜀박질을 얼마나했던지. 원래 집회 판이 뛰고 그런건 아닌데 학생이라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바람에..;; 31일 밤 시청에서 을지로 광화문 여기 거리를 몇바퀴를 뛰었더라. 거기다 행진에 행진에. 암튼 꿈같은 1박 2일이었다.

31일 저녁 시청은 꽉 찼고, 그만큼 뿌듯했고. 자발적인 시위문화는 너무 신나고 그렇다. 선창 없이도 저절로 구호가 나오고, 열맞춰서 딱딱 하는 행진이 아닌 우르르 몰려다니는 시민행렬의 느낌도 참 색달랐다. 배후설 이런건 시위 현장 한번 나와보면 코웃음 칠수밖에 없다. 아이 엄마부터 직장인, 어린 학생까지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스스로 구호를 외치며 걸어다닌다. 그게 또 하나의 집단과 대열을 이룬다는것이 더 멋있고.

처음 촛불집회때는 '탄핵'구호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이제는 전체가 '이명박 물러나라' 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얌전히 앉아 촛불 드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청와대로 가야한다고 다들 외치고 있었다. 진압을 계기로 분노가 폭발한것도 있겠고, 그걸 통해 사태의 본질이 드러나고 있는것도 있겠지.

1일 낮에는 대학생들이 거리행진을 했는데, 이렇게도 응원받는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 좋았다. 지나가는 버스 안에서 막 손 흔들어주고 박수쳐주고. 발은 부르틀지언정 열심히 걸어갈수밖에 없는 분위기. 그리고 시민들이 다시 청와대 앞 경복궁 옆을 뚫었다고 해서 우르르 뛰어갔다. 이거야 말로 불법 도로 점거의 전형이지. 사람들이 그냥 서서히 차도로 쏟아져 나온다. 몇몇 사람들은 알아서 차를 막아주고 돌려보내고. 그렇게 도로를 점거하고 있자니 전경이 서서히 몰려왔고, 결국 해산시켰다. 그 순간은... 언제 봐도 끔찍하다. 시커먼 바퀴벌레같은 전경들이 방패로 바닥을 찍고 소리지르며 달려오는데. 무섭기도 하지만 참 화도 나고. 암튼 그렇게 해산된 대오는 다시 시청으로 가서 촛불집회. 새벽까지 또 청와대로 향했다더라. 너무 피곤해서 더 참여할 여력은 없었고 일단 집으로 돌아왔는데.....

뒤늦게 뉴스를 챙겨보니 생각보다 폭력이 심각해서 놀랐다. 1일 새벽 그 자리에는 없었거든. 폭력진압이라고 다친사람 많다길래 걱정만 하고 있었는데 이건 장난이 아니네. 신랑은 집에서 생중계를 보다보다 못참아서 새벽같이 뛰어나가 물대포 좀 맞고 돌아왔다는데, 집회시위 경력 꽤 되는 97학번이 봐도 너무 폭력적이어서 놀랐다고 하는 정도니..  아 정말 미친 정부 미친경찰. 폭력진압 인터뷰 했더니 경찰청장은 '평화시위라고 해서 불법이 아닌건 아니잖아요?' 이딴 소리나 하고 있고. 폭력진압은 합법이냐 젠장.

그래도 희망은 역시 사람들이다. 계속 시위에 함께 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고, 시위대를 응원하는 사람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신랑이 시민들이 준 김밥을 먹었다고 하길래 와~ 그랬는데, 어제 나도 물 받아마신것도 있었지. 보니 인터넷 커뮤니티들에서는 모금해서 실천단처럼 막 나눠주고 그러더라. 못가서 미안한데 마음이라도 보탠다고. 다들 진정 멋지다.

세상이 이렇다 보니 오죽하면 양가 어른들한테 전화가 왔다는 거. 너네 거기 갔냐고. 우리 엄마는 학생이 물대포 맞는 장면 보니까 너무 가슴이 아프더란다. 옳은거 하는건 좋은데 부모들 걱정하니까 다치지는 말라고 하더라. 안전하게 잘 다닐테니 걱정마시라고 했는데, 정말 얼마만에 이런 전화 받아보는건지도 까마득... 진짜 세상 꼬라지가 왜 이런지 모르겠다. 바꾸다 못해 엎어버릴께 너무너무 많다. 일단 한놈만 어떻게 해버리면 딱 좋겠고만.

이렇게 1박 2일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발은 팅팅 부어서 운동화가 터질 지경이고 발가락마다 물집잡히고. 하필이면 너무 딱 맞는 운동화를 신고가서 더 그랬다. 그리고 온몸이.. 어깻죽지부터 손가락까지. 허벅지부터 발가락까지 쿡쿡 쑤셔와서 근육통 약까지 챙겨 먹었다. 근데도 걷기가 힘들정도 ㅠㅠ

그렇게 피곤한 몸을 안고 자려고 했는데....! 세상에 알바 마감 날이었다 ㅠㅠ 미리 해뒀어야 했는데 정신없어서ㅠㅠ 연락 없었으면 그냥 까먹었을뻔;; 암튼 밤에 어떻게든 해보려고 컴퓨터앞에 앉았는데 몸이 저절로 끙끙대서 그냥 일찍 자고 오늘 새벽같이 일어나서 했음. 그나마 할 양이 적어서 다행. 먹고 사는게 이렇다. 시위나오는 직장인들 정말 힘들겠구나 한번 공감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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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2008/06/03 09:44 

몸 다치지 않게 조심하삼~~

leehana.com 2008/06/13 01:09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
그날 어찌 집에는 잘 들어갔어?
평화행진도 쉽지가 않지? ㅎ
a은정2008/06/10 10:19 

이날, 기련깃발 보고 디게 반가워서 따라가다가 gg. 진짜 빠르더라. 여튼 이 여파로 나는 일주일을 몸져누웠다는. 흑. 우리모두 파이팅!!

leehana.com 2008/06/13 01:10 
 
오 이날 계셨군요~~~
정말 죽자고 달렸지만 막판엔 학생대오에서 이탈했다는..ㅎㅎ
저도 다음날 걷기도 힘들었어요 ㅋ
스타고수2008/06/13 22:46 

저도 댕겨왔어요.. 얼굴보러 갈려다 다른 대열로 합류...
담에 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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