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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관련 PD수첩, 잡설.
뉴스 2008/09/24 01:02
- 샤워하려다 말고 앉아서 내리 봤다. 기륭, 기륭 많이 들었는데 현장에도 가보지 못했고 기사 몇줄 말고 제대로 언론에 나온것도 이제야 본거라, 너무 몰입해서 봤다. 울컥하고 뭐 그러면서.

- TV 뉴스, 특히 시사프로를 즐겨보지 않는 이유를 새삼 깨닫기도 했다. 오랜만에 PD수첩 보니 그렇더라. 방송이 사람들의 감정을 세세하게 콘트롤 하면서 몰고가는게 막 느껴져서... 이런 면을 내켜하지 않는것 같다. 뭔가 끌려가는 느낌. 글자 몇줄과 영상 몇초 단위로 내 의식 흐름이 흘러가는 그런거.

- 기륭 방송도 그랬다. 도입부에 노무사의 '이들은 아마추어였어요'라는 인터뷰를 통해 '노조'라는 편견에 대한 시각을 가볍게 전환하고, 이들의 투쟁 현장이 죽 나오면서 해고전에 있었던 일들 - 비인간적인 대우, 문자해고 등으로 감정 이입을 시키고, 그쯤에서 나올법한 궁금증 '그래도 딴 데 취직하는게 낫지 않나?' '이렇게 끝까지 투쟁하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 등에 대해 적절한 멘트들로만 흐름을 만들고, 사측이나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법적 제도적 문제나 회사의 반응을 드러내 분노도 좀 느끼게 해주며.

- 흐름이 만들어지는것도 그렇지만 이게 전달되는 과정도 조절된다. 쟁점사항이 있으면 이에 대해 방송이 직접 의견을 주장하는게 아니라 대립되는 입장들을 인터뷰로 따내서 편집, 배치하는걸로 (하고픈 말을) 포장해서 전달하는 거니까.  단순히 보는 입장에서는 양쪽 의견을 다 들은게 되지만 그게 또 다가 아니고. 그게 묘한거지.

- 그렇다고 이런 방송이 나쁘단 소리가 아니고 (당연히 좋은거고) 그만큼 큰 영향을 끼치고, 그만큼 중요하고, 또 그만큼 무섭다는거. 아~ 방송장악 막아야 하는데.

- 암튼 다시 방송 얘기로 돌아가면. 방송은 잘 만들었다. 특히 구체적인 전달이 좋았다. 비정규직 노동현실, 법의 문제, 악용하는 기업 등등 본질적인 문제가 많지만 그런 문제를 전달하는 건 한 사람의 사례, 또는 그래프 두어개, 또는 사측의 멘트 몇줄. 아~주 구체적이고 작고 또 적나라한 그런 것들을 통해 만들어야 한다는거.

- 결론은 좀 아쉬웠다. 노무사의 '비정규직은 최고의 약자다. 법도 사회도 아무도 보호하지 못한다. 이들을 사회가 끌어안아야 하지 않나' 뭐 이런 멘트였는데, 사실 그런 마무리는 어정쩡한 감이 있고. 보다는 중간중간 언급된 내용들 -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인 현실(개인이 피한다고 해서는 답이 없는 그런거), 오히려 이런 문제가 경제에 악영향을 줄거라는 전망, 혹은 PD들의 마무리 멘트인 '노동자들이 일하기 좋은 나라' 뭐 그런쪽으로 더 날카롭게 만들수도 있었을텐데.. 한편에 모두 담기엔 무리인 내용인가? 그래도 결론에 언급정도는.

- PD수첩 화이팅... 이라고 하면 너무 급 마무리..ㅎㅎ 암튼. 오랜만에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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