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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3사가 월드컵 관련해서 별의별 홍보를 다 하지만, 그래도 난 월드컵 경기는 꼭 MBC를 시청한다. 화면만 해도 SBS가 훨씬 깨끗하게 잘 나오지만, 그래도 흐릿하고 지직거리는 MBC를 보게 된다. 이유는, 역시 차범근 감독 때문.
차범근 차두리 부자의 어록이 재밌어서만은 아니다. 차범근 감독이 해설을 잘 한다고도 하지만, 그런 것 때문도 아니다. 사실 내가 어느 해설이 잘하는지를 구별할 수준이 되는것도 아니고 말이다. 나는 그냥 차범근 감독이 좋고, 그가 우리나라 국가 대표팀 경기를 해설하는, 그 광경이 좋다.
차범근 감독이 좋은 이유는, 따져보자면 많다. 우리나라를 빛낸 사람이라서 뿌듯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축구에 열정을 다바치는 그가 훌륭해보이기도 하고. 성실하고 가정적이고 원칙적인 모습도 좋고.
그러나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차범근 감독의 인생관이다.
그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좋고, 나아가 존경스럽다.
차범근 감독은 드라마틱하지만, 그만큼 억울한 인생을 살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칭송할만한 재능을 갖추고 그만큼 노력했으면서도 고국에서는 찬밥신세였고. 권위주의, 학벌주의, 혹은 그 어떤 병폐 때문에 겪어야 하는 고초도 많았던것 같다. '내가 죽어야 하나보다' 는 심정이 들었을때도 있었다고 하더라. 뭐 최근에만 봐도 월드컵 추첨식에 차범근도 없는데 송혜교를 등장시켰다던 이야기나, 히딩크가 도입한 체력 강화 훈련이 사실은 차범근이 먼저 시도하려고 했는데 윗선에서 반대했다던 이야기 등등...
2002 월드컵에서 히딩크가 한국축구를 바꾸고, 한국사회의 많은 것들에 경종을 울리면서 칭송받자, 뒤늦게 그를 다시 평가하고자 하던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때, 차범근은 그랬단다. "감독은 성적으로 말한다"고. 결국 성적을 내지 못한 자신의 책임이라고.
사람이 살다보면, 억울한일을 겪을때가 많다. 재능을 폄하하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도 많다. 내 잘못은 아니지만 내가 책임을 져야 할때도 있고, 내가 노력해서 이뤄낸 성과지만 나에게 돌아오는것은 없을때도 있다.
그럴때, '열심히' 그 상황을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난 이렇게 극복했노라'고 자랑스러워 한다. 어떤 사람들은 '억울했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난 이렇게 힘들었다'며 지난 시절을 보상받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이겨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위로를 한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대접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런데 그럴때, 정말 '훌륭한'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누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고 무엇이 나를 어떻게 힘들게 했고. 그런 말들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보상받고 싶어하거나 위로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 훌륭한 사람들은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미 자신이 살고 있는 인생이 매우 값지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더 값지고 더 훌륭한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을 따름이다. 정말 속에서부터 꽉 찬, 멋진 사람들의 모습이랄까.
내 지난 삶을 재평가 해 달라고 한번쯤 말하고 싶을 법한데, 이렇게 이렇게 당신들이 잘못한 거 이제는 알았냐고 확인받고 싶을법도 한데. 지금도 잘못 알고 있을 법한 몇몇 사람들한테 답답할 수도 있을텐데....
그저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축구교실을 운영하며 유소년 축구를 키우고, 자기가 사랑하는 축구를 위해 지금 위치에서 할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렇게 살아가는 차범근 감독. 그러면서 축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 그런 차범근 감독.
그래서 난, 차범근 감독이 좋다.
덧붙여, 네이버 차범근 기사 베스트 리플 하나. less..
http://news.naver.com/sports/wc2006.nhn?&ctg=news&mod=read&office_id=025&article_id=0000610869&m_view=1&m_mod=memo_read&m_p_id=-37
| 이분은 진정한 애국자 | 조회 5386 추천 246 2006/05/30 08: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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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alf9 | IP 125.240.xxx.193 |
독일에서 선수생활을 할때도 누구처럼 요란스레 태극기로 치장을 하고 다니지 않아도 항상 그는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결정적인 순간에 한국을 알렸다. 그가 부상으로 긴 재활을 거치는 동안 국민들은 지금 박찬호에게보다 더한 야멸찬 비난과 조소를 던졌지만 그는 스스로 단 한번도 국민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독일로 귀화하면 더 큰 기회와 혜택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는 하지 않았다. 국가대표로의 부름에 만사를 제쳐두고 임했으며 입버릇처럼 이 축구의 기쁨을 우리나라에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감독으로서 경력은 밝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축협에 비판적이었다는 이유로 모든 축구활동에서 파문당했을 때도 끝까지 놓치 않았던 것이 유소년축구였다. 모 방송사는 이 축구단이 비리가 있다고떠들어대기까지 했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2002해설 중에도 그는 국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내가 바로 이게 너무 부러워서 한국에 축구를 전하고 싶었다고, 이래서 내가 축구에 미쳐 산다고 말했다(이 말은 직접 전파를 타지 않았다)
어떤 언론은 예전에 그를 비판하면서 이런 제목을 달았다.
축구대표팀감독이 축구와 가정 신 밖에 모른다고.
축협과의 원활한 교류가 없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지만
오늘날 외국인감독들이 오면서 이 얘기는 하나의 코미디가 되었다.
4백을 처음 시도한 대표팀감독
지금은 안하면 난리칠거 같다는 파워프로그램을 처음 도입한 감독,(그러나 당시 축협이 우린 체력은 무적이라고 거부)
평소의 선후배관계는 중요하지만 경기장에서는 대화를 위해 호칭을 빼라고 한 감독
기자회견시간을 정해놓았던 첫번째 감독
당시에 수없이 비난을 받은 이 모습들을 우린 2001년 히딩크감독이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보며 히딩크식 리더쉽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럼에도 그는 결코, 단 한번도 그 당시 자신을 내세우지 않았다
이유는 한가지. 자신은 패장이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이름을 높이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제 그는 국민들에게 쓴소리를 던진다.
자기를 위하여 다른 이들에게 쓴소리를 한적이 없는 이 사람이
지금 이 순간 쓴소리를 던지는 것은 단 한가지 이유
그는 애국자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독일인이었다면 지금쯤 베켄바워를 능가하는
축구지도자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곧은 성격이 감독으로도 행정가로도 나설수 없게 만드는
(물론 감독의 능력에 대해서는 의견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네의 모습이 안타깝고 부끄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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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그 : 월드컵,
인생관,
차범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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