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자취생활 5년. 이사다닌 것만 네번째. 얼마전 마지막 자취생활(!)을 정리하고 이사하면서, 그동안 깨달은 것들을 막 메모해뒀다가, 뒤늦게서야 포스팅.
* 집을 구할때는
1. '정말' 발품 팔 생각이 아니라면 부동산을 통해 구하라. 여기서 발품이라면 최소한 한 두달 동안 많이도 걸어다녀야 함을 말한다. 인터넷이나 생활정보지로 구한다고 치면 그 정보 수집과, 그 이동거리와 등등. 그 시간과 노력을 생각해보면 부동산 복비가 그렇게 비싼건 아니다. 계약시의 불안함 등을 고려해봐도, 부동산을 통해 알아보는게 낫다.
2. 자기가 살고자 하는 동네를 정하고, 그 동네 부동산을 돌아다녀보는게 좋다. 살고자 하는 지역이 구체적이지 않고 여러군데가 가능하다면, 인터넷을 통해 시세나 대략 정보를 접한 뒤 해당 부동산과 전화로 상의하거나, 그동네 부동산을 돌아보는게 좋다. (요즘은 인터넷 벼룩시장 등에 부동산이 자기 매물을 직접 내놓는 경우가 많다)
3. 발품 = 좋은 집을 뜻한다. 서울만해도 원룸 가격대는 천차 만별이다. 예를 들어 같은 지역에서 똑같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이라고 하더라도 교통 불편하고 낡은 다가구 주택부터, 교통 편하고 깨끗한 원룸까지 다 존재한다. (벌써 세번째 이사하면서 직접 경험했다. 정말 천차만별이다) 발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을 통하는건 필수. 그리고 부동산에 자기 조건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얘기하는게 좋다. 깨끗한 집을 원하는지, 대로변에서 어느 정도의 거리를 원하는지 등등.
4. 좋은 집을 구하기 위한 자신만의 우선순위를 세워라. 교통편을 먼저 따질건지, 건물 신축 정도와 방 크기를 먼저 볼건지, 옵션 유무와 주위 환경 등등. 모든 걸 만족하는 집은 없다. (간혹 있지만 이건 정말 운이 좋다고 밖에 할수 없다. 그런 집은? 당장 계약해라. ) 우선 순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5. 앞서 말했듯, 정말 맘에 든다 싶은 집은 당장 계약하라. 내 눈에 좋으면 다른 사람 눈에도 좋다. 가계약금이라도 걸어라. 말로만 '이따 계약할게요'라고 해봐야 소용없다. 물건 쇼핑과 다르다. 나가면 끝이기 때문에 한시간 차이로 집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계약금 준비가 안 되어있으면 가계약금이라도 걸어야 한다. 나도 확실하게 계약하겠다고 한 사람 말고, 한 시간 차이로 집을 다른 사람과 계약한 경험도 있다. 가 계약금 안 걸었다가 나 때문에 방 놓친 사람도 봤다. 돈이 오고 가지 않으면 말로 한 약속은 소용없다.
* 집을 보러 다닐 때는
1. 기본적인 보증금과 월세 외에 관리비 부담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집을 볼 때는 잘 얘기 안하다가, 마음에 들어서 계약서 쓰려고 하면 갑자기 관리비가 3만원이니 5만원이니 하는 경우도 있다. 관리비가 있다면 수도세, 전기세, 가스료 중 어떤 세금이 포함되는지 알아봐야 한다. 대부분 수도세가 포함되는데, 이는 한 달에 많이 써야 5천원 가량밖에 안한다는 것도 알아두자.
2. 교통편도 필히 확인해야 한다. 지하철역에서 몇분이나 걸리는지. 버스노선이나 마을버스 정류장도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에서 말하는 5분거리, 10분거리를 믿을게 아니라 직접 따져봐야 한다. 성인거리 3분이라고 했는데 평범히 걸으면 10분이라거나. 다니는 길이 너무 불편할 때도 많다. 더불어 주변 환경도 같이 보면 좋다. 밤길은 안 어두운지부터 슈퍼나 편의점이 가까운지, 기타 가게가 가까운지, 시장은 있는지 등등.
3. 볕은 잘 드는지, 환기가 잘 되는지 본다. 참고로 서울에서 빛이 아주 잘 드는 집은 구하기가 힘들다. 볕이 직접 드는 남향이 아니더라도 창문이 크고, 바로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은지 확인한다. 낮에 집을 보면서 채광을 눈으로 확인하는게 제일 좋다.
4. 벽은 튼튼한지 두드려보고, 곰팡이가 핀 곳은 없는지 구석구석 확인한다. 천정 가장자리, 욕실 구석 등을 보는게 좋다. 대충 보면 안보이기 마련이다. 때에 따라서는 장판을 들춰봐야 할수도 있다. 곰팡이와 습기 여부는 특히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꼼꼼히 확인하자.
5. 반지하는 반지하일뿐. 1층과 다름없다고 해도 결국 다 지하방이다. 한계단 내려가든 두계단 내려가든 습기찬 것은 감당해야 한다. 아무리 잘 지어져서 살기 좋은 반 지하여도 여름에는 방안에 빨래를 널수가 없고 장마철에는 장판과 벽지로 물이 올라오기도 한다. 벌레도 많다. 창문이 아래쪽에 있어서 각종 범죄에 위험하다. 고로, 방이 좁고 교통편이 더 불편하더라도 반지하는 피하는게 좋다. (반지하 원룸에서 1년 6개월 산 경험이 있다. 잘 지어진 집이었고 창문도 크고 베란다까지 있는, 내가 이제까지 본 반지하중 제일 괜찮은 집이었는데, 벗어나고 보니 다시 살라면 못 살것 같다.)
참고로 집은 3층 이상이 제일 좋고, 2층이라면 창살은 무조건 있어야 한다. 가스 배관을 타는 도둑들은 심심찮게 많다. 역시 주인집에 쇠창살을 요구하자.
6. 창문은 튼튼한지, 창살이나 방충망은 괜찮은지, 싱크대나 등등 고칠곳이 없는지. 물은 잘 내려가는지(욕실배수구등에 물이 잘 안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수돗물은 잘 나오는지(배관에서 새지는 않는지) 가스보일러 잘 돌아가는지 등등. 이런 것들을 확인하고 계약할때 고장시 수리해주겠다는 확답을 받아야 한다.
7. 도배 장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전세집은 스스로 해야 하고, 월세집은 주인집이 해는게 보통인데, 해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 심하면 해달라고 요구할수 있는데, 역시 계약전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이사가기 전에 도배가 완료되어 있는게 아니면 못 받는다고 봐야 한다.
* 계약시에 확인해야 할 것
1. 등기부등본을 통해 저당잡힌건 없는지 등을 봐둬야 한다. 보증금이 좀 있다면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놓아야 한다. 전세권 설정은 양쪽에서 준비해야 하고 비용이 많이들어서, 하게 되면 주인집이 아닌 빌리는 사람이 비용을 내게 된다. (오피스텔의 경우 전입신고를 못하는 주택도 있다. 이런 경우는 전세권설정을 해야 한다) 법적 권리는 비슷하다고 하고, 전입신고가 더 낫다는 얘기도 있더라. 가능하면 꼭 하는게 좋다. 전입신고를 하면 의료보험료를 따로 내게 되는데, 대개는 가족에 합산되는 것보다 비싸게 나온다. 학생일 경우 의료보험은 빠지지 않게 따로 신청할수도 있다고 한다. 알아보는게 좋다.
2. 계약 당사자 이름으로 계약이 되는지 봐야 한다. 월세를 보낼 계좌 명의 등도 확인해야 한다.
3. 나머지 잘 모르는건 부동산에 물어보면 좋다. 친절한 부동산은 다 알아서 설명해주는데, 아무말도 안해주는 곳도 많다. 챙겨서 다 물어보는게 좋다. 그러려고 복비 내는거다. 부동산에서 책임증서등을 함께 써주기도 하는데, 그건 너무 믿지 말라고 하더라. 어차피 부동산이 책임져줄 정도면 큰 사고가 터지는 거일 테니까. 사전에 확인하고 예방하는것과는 비교할수가 없다.
* 이사할때 몇가지
1. 열쇠는 바로 바꾸는게 좋다. 몇만원 아끼려다 사고날수 있다. 보조키가 없는 집이라면 달도록 한다. 현관문 열쇠는 따기 쉽다고 하더라. 특히 '걸쇠'는 싸기도 하고, 단순한 범죄 예방에 좋아서 꼭 거는게 좋다.
2. 먼저 살 던 사람이 쓰는 전기, 수도, 가스 요금 등을 확실히 정산해달라고 요구하고 그 다음부터 내면 된다. 보통은 부동산이나, 집 주인이 함께 처리해주는데, 본인이 알고 있으면 더 좋다. 전기, 수도, 가스 검침 숫자를 확인하면 인터넷에서 그때까지 사용한 요금을 계산할수 있다.
* 집을 내 놓을때는
1. 계약기간을 잘 확인하자. 계약이 끝난다해도 3개월 전에는 미리 얘기해야 보증금을 돌려받을수 있다. 참고로 계약이 끝날때까지 얘기하지 않으면 1년 자동 연장으로 처리된다고 한다. 또 계약기간 만료 전에 방을 빼야 하는 경우, 직접 빼야 하는건 물론이고 부동산 복비도 부담해야 한다.
2. 방이 나가는 게, 방을 구하는 것보다 먼저다. 아무리 3개월전에 얘기했고 주인이 '준다고' 얘기했어도, 실제 보증금을 받지 못해 계약이 깨지면 내 손해다. 주인 말만 믿고 계약할 순 없다. 법적으로는 받아내는게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민사 소송이 들어가야 하는 문제라고 하더라. 복잡해지고, 계약 깨지는건 막을수가 없다는거다. 또한 돈 여유가 있어 미리 집을 구해 이사한다고 해도 일단 짐을 빼고 나면 보증금 돌려받기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세상엔 착하고 개념있고 상식적인 사람만 사는게 아니다. 물론 그 동안의 월세도 내야 한다. 아주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집이 계약되고 난 다음, 그 이사 날짜에 맞춰 집을 구하러 돌아다녀야 한다. 보통은 계약되면 그 계약금을 주인에게 받아서, 그 계약금으로 다른 집을 구하러 다닌다.
3. 어차피 부동산 복비는 계약이 성사되어야 주는 것. 많은 부동산에 내놓아도 된다. 조금 더 귀찮아질 뿐 방을 빨리 빼기 위해서는 필수다. 집 조건이 괜찮다면, 사진을 구체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괜찮다. 나 같은 경우 인터넷에 올린 사진을 보고, 다른 부동산에서 계약하러 오기도 했다. 다만 인터넷은 그렇게 기대할 만하지 않다. 보러다니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 계약할 사람'은 아무래도 부동산을 통하게 되어 있다. 안정적이기 때문인걸까. 암튼 경험상 그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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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니 여기 저기서 들었을 법한 것들이지만, 어쨌든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거 적어두는 차원으로. 오늘 블로그 좀 달리는 중... 그런 날이 있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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