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작가는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고 믿는단다. 그래서인지 정말 선- 하고 아름다운. 그런 고마운 드라마가 되었다.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고맙습니다'가 끝났다.
슬플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막상 울음이 터진건 좀 생뚱맞은 장면이었다. 보람이 엄마가 영신이한테 사과하는 그 장면. 울먹이면서 사과하는 그 대목에서부터 엉엉 울었다. 이제 착하게 안살거라고 독하게 다짐하는, 그런 영신이를 무너뜨리는 듯한 그 장면이. 어찌보면 동화같지만 그만큼 아름다워서. 그래서 눈물이 났다.
영신이와 석현이의 마무리가 좋았다. 핏줄이나 과거의 사랑에 집착하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인하고 덮어버리는 것도 아니고. 그저 담담하게 과거의 사랑을 고마워하고. 그렇게 미래를 그려나가는 영신이가 좋았다.
영신이와 기서의 한밤중의 그 대화, '내가 미혼모인건 나쁜게 아니고 다른거죠'라는 그 대화에서 감동했다. 사실 작가의 인터뷰 - 뻔한 해피엔딩은 아닐거라는 그 말에 내심 걱정을 했었다. 영신이와 기서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그래서, 현실이 그렇긴 하지... 석현이가 반성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봄이 아빠니까 그러는게 좋을지도 몰라.. 라며 애써 납득해가며 설레발치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런걸 이리저리 재고 있던 마음조차, 어쩌면 '봄이에게 아빠를 만들어줘야해' '영신에게 남자가 필요해'라는 편견이 있었을거라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그런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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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가 고마운 이유는, 단순히 착하게 살라는 그런 얘기를 하는게 아니라, 착하게 살면 복이와요, 따위의 말을 하는게 아니라 - 착한 사람의 '힘'을 깨우쳐 주기 때문인 것 같다.
살다보면, '착함'을 불러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 나 자신이 별로 착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 그리고 굳이 착해지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데, 그런데도 나도 모르게 착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을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나한테도 이런 착한 심성이 있었나 놀라게 만드는. 착한 심성이 부러워지는 그런 사람들.
고맙습니다의 기서는, 그걸 '기적'이라고 한다. 당신이 아니면 숨도 쉴 수 있을것 같지 않아서, 생전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을 하게 된다고. 그래서 기적이라고 부르고 기적을 믿는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그건 기적이 아니라 착한 사람의 '힘'이다. 편견에 맞서서 싸우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그런 힘.
그래서 고맙습니다가 좋았다. 이 험한 세상 바보같이 살라는것도 아니고, 세상만사 좋은게 좋은거니까 그러려니 대충 넘어가라는 것도 아니고. 진정으로 고마워해서 다른 사람들의 착함을 불러일으키라는. 그런 고마움이라는 게.
이래저래, 고마운 드라마였다. 귀여운 봄이도 씩씩한 영신이도 까칠한 기서씨도 우리 착한 미스타리도 바보같았던 석현이까지도. 착함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고마운 사람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