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좋아한다. 간편하게 옷을 입을수 있는것도 좋고, 추워서 얼어죽을(?) 걱정을 하지 않는 것도 좋다. 난방비도 적게 들고, 찬물로 씻을수도 있고, 빨래도 잘 마르고 등등. 땀 나는 것도 그렇게 싫어하지 않고.. 하지만 딱 하나. 여름이면 밀려오는 공포물들이 너무 너무 싫다.
공포영화를 보면 실제 기온이 내려간다고도 하고 (시키면 한다, 던가? 이런거 실험하는 방송에서 해 보더라) 즐기는 사람도 많고. 그래서 납량 특집이랍시고 영화, 쇼, 만화 등등. 난리다 난리. 하지만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보지 않을 권리도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 그런데 그런 권리는 여름에는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어쩔수가 없다.
전~ 혀 상관없는 시간대에 전~혀 상관없을 듯한 케이블 채널에서도 공포영화 광고가 툭툭 튀어나온다. 지하철에도 있다. 인터넷 포털에서는 말할것도 없다. IE Toy 덕분에 플래쉬 광고를 걸러보고는 있지만, 까페 소개를 하면서 그런 사진이 떡하니 나온적도 있었지. 얼마전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그 무서운 만화 - 유영철 얘기라던거. 그것도 짤방으로 등장해버리니, 볼수밖에 없었고. 프란체스카처럼 납량특집도 있었고, 인터넷 연재 만화에도 가끔 특집이랍시고 GIF등으로 깜짝 등장시키고... 왜 플래쉬 게임 등으로 속여서 귀신 얼굴과 비명이 화면을 채우는 류의 장난. 처음 당했을때는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다. 컴퓨터 전원을 냅다 눌러버렸지만, 어찌나 무섭던지.... 암튼, 아무리 여름이고 아무리 납량특집이라지만. 최소한 경고 없이 막 보여주지는 말아야 하는거 아닌가. 경고문구라도 넣던가 말이다. 올 여름도 벌써부터 걱정이다.
공포류나 잔인한 장면등을 싫어하는 이유로 사람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일! 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지만 (도무지 왜 도움이 되는지를 모르겠거든. 전통 귀신 이야기들처럼 나름의 교훈이 있다거나, 억울한 사람들의 심정등이 등장하는 거라면 조금 이해는 되지만, 대부분의 공포는 안 그렇잖아. 그저 무섭게, 그저 놀라게. 그런거) 사실 그건 그거고, 그보다는 너무 무.섭.다. 영상들은 말할것도 없고, 무서운 얘기도 그렇다. 다 막 상상이 되는걸. 덕분에 귀신 만났다는 얘기나, 이상한 일이 벌어진 얘기들하는 중에는 귀막고 아아- 소리지르기도 해야 한다. 무서운 영화나 이야기, 이미지를 접하면 무서운 꿈까지 꾸게 된다. 그래서 더 싫다.
옛날엔 이 정도도 아니었던것 같은데.... 마음이 더 약해진건가? 싶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공포 영화나 장면을 접했을때의 그 특유의 놀람과 느낌이 싫은 것 같다. 무서운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어서 강하게 거부하게 되는 걸지도. 오싹하게 떨리는 기분, 덜컹 놀라는 기분, 도망쳐야 할 듯한 기분. 아, 그런 기분은 정말 느끼고 싶지가 않다고.
낮에, 그냥 틀어놓은 채널에서 공포 영화 광고 보고 식겁했던게 생각나서 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