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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6  삼성전자 칸 우승의 원동력, '자율성'
2005/10/04  삼성 우승, 김가을 감독의 눈물. (14)
삼성전자 칸 우승의 원동력, '자율성'
e스포츠 2007/08/06 02:52

어제 열린 2007 프로리그 전기리그에서 삼성전자 칸이 우승했다. 전기리그 1위를 차지했던 팀답게,역대 결승전 최초로 4:0의 압도적인 스코어로. 삼성전자의 우승에는 많은 의미가 있고, 그 우승의 원동력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내가 주목했던 건 '자율훈련방식'이었다.

프로게임팀에는 여러 훈련방식과 운영방침이 있다. 팀내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랭킹전 부터 종족별 주장을 통한 훈련 및 선수들 생활의 지도, 승리수당과 인센티브, 1군과 2군의 차등 대우 등.

그 중 삼성 칸은, '자율성'을 강조하는 훈련방식을 고수했다. 삼성 칸 내에서는 정해진 최소한의 연습량을 마치면 그 외의 시간은 무조건 선수의 자유시간으로, 다른 게임을 하건 외출을 하건 간섭이 없었다고 한다. 정해진 연습시간 또한, 자유롭게 다른 선수의 연습을 관전하고 의견을 제출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이것이 삼성 칸 팀 전체 운영방침의 '원칙'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다른 팀들의 보통의 운영방침 - 외출금지는 물론 정해진 훈련일정을 소화하고, 그 시간 동안 컴퓨터에서의 인터넷사용을 금지하거나 핸드폰까지 강제 수거하기도 하는- 과 매우 대조되는 것이다. 특히 '자체평가전'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기계적으로 경기를 반복 훈련했던 SK텔레콤 티원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훈련방식이 성공했는지는, 성적이 말해주고 있다. 자체평가전은 팀내 랭킹 순위를 통해 선수들을 선발하면서 신인선수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주고 경쟁을 유발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선수들의 의욕 상실 및 팀내 단합 분위기 저해, 기계적인 훈련과 패턴화되는 경기, 무리한 경기수로 인한 체력 저하 등 더 큰 단점을 보여주면서, 이번 시즌 SK텔레콤 티원의 부진했던 성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가을 감독은, 억지로 하는 수십 게임보다 스스로 하는 한 게임이 낫다는 점을 강조하곤 했다. 그래야 '생각하는 게임'이 되고, '스스로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프로게이머 출신인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느낄 압박감과 부담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런 훈련방식을 고수하고 원칙으로 밀고 나갈수 있었던것이야 말로 김가을 감독의 리더쉽과 능력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던 김가을 감독이야 말로,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쓴 글 도 있지만.)

이러한 훈련방침은 일단 성적으로 말해주듯 큰 성과를 보여줬다. 선수들의 실력 향상은 물론 팀의 단합. 다양한 전략과 안정적인 승리, 즐거운 세레모니까지. 선수도 팀도 팬들도 win win 할 수 있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그런 방식이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신반의했던 다른 팀들도, 삼성전자의 성적 이후 다시금 팀 운영원칙을 되돌아보고 있다고 한다.

선수들에게 게임은 취미인 동시에 직업이고, 생존 수단인 동시에 삶의 가치와 목표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이들에게는 게임만이 삶의 전부나 마찬가지다. 선수들 스스로 '창살없는 감옥'이라고 표현할 만큼, 이들의 삶은 녹록치 않다. 연애문제가 생기면 성적이 떨어지는게 자연스럽다고 할만큼, 이들의 삶은 '모든것을 포기하지 않으면' 해낼 수 없는 힘든 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이 게임을 잘하기 위해서는 - 게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 위헤서는, 단순히 '돈'이나 어떤 '금전적 가치'뿐 아니라, 다른 것들도 필요하다. 직업으로서의 명예와 목표의식은 물론, 취미로서의 '재미'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게이머'의 삶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지도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삼성전자 칸의 훈련방식을, 응원한다.
10대 청소년부터 20대 한창 나이 선수들의 '인생을 건' 땀으로 이루어지는 e스포츠에서, 선수들이 보다 즐겁게, 보다 행복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팬으로서의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수들이 즐겁게 게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수록, 그들이 선보일 경기는 팬들의 눈을 더 즐겁게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실례로 결승전 3세트에 출전했던 임채성 선수는, 별도의 개별 연습을 강행(?)하면서까지 식전 행사로 '댄스공연'을 준비했다. '훈련할 시간도 모자를텐데 무슨 춤 연습이냐'고 퇴짜맞기 일수인 발상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를 허용했고, 결국 임채성 선수는 멋진 공연과 함께 승리까지 따냈다. 그에게 있어 이번 결승전은 인생의 어떤 순간보다도 짜릿한 기쁨과 성과로 남았을 것이다. 그것을 보는 내가 흐뭇했던것도 임채성 선수의 춤 실력 때문만이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선수들의 면모'를 보는게 즐거웠기 때문이다. 프로리그 결승전이 정말로 '팬과 선수들의 축제'라는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다.

김가을 감독은 이전 인터뷰에서 아직 팀의 색깔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칸의 색깔은 이미 뚜렷하다고도 할수 있다. 이런 컬러-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선수들의 발전, 를 고수하면서 삼성전자 칸이 명문 게임팀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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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우승, 김가을 감독의 눈물.
e스포츠 2005/10/04 01:20
KeSPA컵, 결국 삼성이 우승했다. 7경기까지 가는 접전끝에 드라마틱하게 창단 첫 우승을 해낸 삼성. 경기 후 폭죽이 터지고 우승자 인터뷰를 하는데 내가 다 눈시울이 시큰해지더라.

삼성팀에는 별로 관심이 가는 선수가 없었다. 굳이 꼽으면 T1에서 이적한 이창훈 선수 정도. 그런데 팀전에서의 삼성은 왠지 응원하게 되더라. kespa컵에서도 GO를 응원하려 했었는데, 어느새 삼성팬의 입장이되어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유라면 아무래도 김가을 감독 때문. 김가을 감독이 단지 유일한 '여성' 감독이기 때문은 아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응원할만 하지만, 그보다도 그가 걸어온 길이나 그가 지키고 있는 자리가 참 흥미롭고도 뿌듯해보였다.

김가을 감독은 이상할 정도로 안티도 없고, 막연하면서도 꾸준한 응원과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그가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참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선수시절에 실력이 좋았다고는 하지만 감독을 맡은 이후에 그리 뛰어난 결과물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그리 '예쁘지'도 않다. 특히 여성이라면 외모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도 많고 평가도 많은 인터넷 세상을 고려해보면, 이상하리만큼 칭송 받는 여성이었달까.

사람들은 관대했다. 여성 프로게이머를 그만둔 것에 대해서도 인내가 부족했다며 비난하기 보다는 프로게임계의 현실을 안타까워했고, 선수들한테 무르게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도 무능하다고 비판하기 보다는 선수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거라고 믿어주었다. 외모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보여도 외모 가꾼다는 트집보다는 예뻐졌다고 흐뭇해 하더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한'일이기는 하지만 인터넷에서 이러기란 쉽지가 않다. 마치, 인터넷에서 그 어떤 유명인을 평가하는 입장이 아닌 실제 주변 사람을 대하는 느낌이랄까.

왜 그럴까. 그건 김가을 감독이 실제 주변 사람이었으면 좋겠을만큼, 내가 응원하고 싶을 만큼의 행보를 보여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여성 감독의 힘듦은 어렵지 않게 상상이 된다.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도 못한 e스포츠에서 감독이라는 일은 그 자체도 쉽지 않겠지만, 여성 감독은 더 곤란할 일도 어려운 일도 많았을 것이다. 당장은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남자들을 지도한다는 것부터 쉽지가 않다. 때론 누나처럼 때론 어머니처럼 때론 매서운 감독처럼 대해야했겠지. 서로가 이해가 안된다고 많이 억울해 했을런지도 모르겠다. 선수들에게 무시당하는 일이 없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업계쪽에서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유일하게 여자 감독인데다가, 다른 감독에 비해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짧아 감독 보다는 후배 취급을 당한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들려왔다. 거기다 '삼성'이라고는 하지만, 지원과 후원이 미미해 막강한 입김을 자랑할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실력만이 말해주는 프로의 세계이지만, 삼성은 내세울만한 스타급 선수 한명이 없었다.

하지만 김가을 감독은, 우는 소리를 내기보다는 묵묵히 할일을 하면서 자기 자리를 지켜갔다.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변명과 핑계를 대지도 않았고, 자신이 약자임을 강조하지도 않았다. 장점을 십분 발휘하면서도 약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들과의 갈등이나 안 나오는 성적 가운데에서도 언제나 선수시절의 경험을 떠올리고 선수들의 입장을 생각하며 행동했다고 한다. 여성이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공공연히 무시당했을 법도 하지만, 트러블을 만들기 보다는 팀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여성'이라는 것을 일부러 내세우지도, 또 배제하지도 않았다. 사람들의 평가나 뒷말보다는 자기 할일에 집중하는 사람이었다. 정말 '부드러운 단단함'을 자랑하는 여성다운 느낌이랄까. 흔히 말하는 '누나'나 '어머니'의 강함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는 타고난 품성보다는 피나는 노력과 인내에서 나왔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렇게도 김가을 감독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지도 모르겠다. 설움과 힘듦을 겪으면서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점에서, 우는 소리보다는 팀을 위해 노력하며 말이 아닌 결과로 말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우승 소감을 말하지 못하고 울먹거리던 김가을 감독. 우승컵을 안고 선수들 가운데에서 환하게 웃는 그녀는 정말 '아름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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