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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1  다른 사람들의 일상
다른 사람들의 일상
잡설 2006/06/11 12:02
내가 사는 집은 3층인데, 바로 건너편에 아담한 아파트가 하나 있다. 한 7-8층쯤 되는, 건물 두어개짜리 빌라 같은 아파트. 꽤 거리가 가까워서, (아파트 동과 동 보다 가깝다) 베란다에서 집 안쪽까지 잘 보인다. 베란다에 나와있다면 서로 인사를 나눌 정도. 게다가 베란다와 방 창문이 같은 방향이라서, 요즘처럼 둘다 열어놓을때면 좋든 싫든 집 안이 훤히 보이게 된다.

2층은 문이 항상 열려있는데, 시시때때로 식탁에 혼자 앉아 밥을 먹는,  저녁쯤엔 거실에서 TV를 보는 아저씨가 자주 보인다. 그리고 가끔 가다 시골 아주머니들의 것으로 보이는 바구니 같은게 베란다에 놓여있고, 요즘처럼 비가올때는 베란다에 화분이 가득하기도 하고. 왠지 분위기로는 은퇴한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사는 듯한?

3층은 젊은 신혼부부인듯 한데,  언제 어느때나 아이를 안고 서성이는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항상 안고 있는걸 보면 돌이 안된, 기껏해야 5-6개월쯤 된 아기일것 같은데 (그때쯤 아이들은 혼자 놔둘수도 없고, 잘때가 아니면 거의 항상 안고 있어야 하는것 같더라)

4층은 블라인드까지 꽉꽉 닫혀있다. 밤에는 그 블라인드 너머로, 왜 홈쇼핑에서 나오는 운동기구- 팔다리를 노젓기처럼 확확 휘젓는-를 열심히 타는 아주머니 실루엣이 비친다. 예전에 남자친구가 우리 집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다가, 담배 피는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고 멋적게 인사한적도 있다고. (대략 베란다에 쫓겨나서 담배피는 분위기?)

이렇게 다른 사람 사는게 파악되다보면, 문득 강풀의 '아파트'가 생각나기도 한다. 저 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수없는, 그 집들만의 사연이 있겠지 싶어서 말이다.

그러다보면  이렇게 훤히 보이지만 서로는 서로를 전혀 모른다는게 참 이상하기도 하다. 그게 지금 도시 모습인가 싶어 아쉽기도 하고.

그리고 항상 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행동패턴으로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이 반복 되는 걸 보면 사는게 다 그렇지 뭐, 라는 생각도 들고. 나는 어떻게 비춰질까, 그런 생각도 들고.

그런 잡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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