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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민주노동당이 화제가 된적이 있었을까 싶다. 기성언론에만도 엄청나게 민주노동당이 보도되고 있다. 어떤 사람은 공공의 적이라던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어떤 사람은 공중파 방송에 당내 정치적 논란 자료를 마구 공개한다. 그리고 이에 발 맞추어, 언론들은 앞다투어 민주노동당관련 사설을 쓰고, 의견과 방향을 제시하고, 특정 주장에 '옹호' 하기까지 한다. 참, 심란하다.
그리고 민주노동당 '탈당'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넷에는 탈당 게시물이 줄을 잇는다. 이제야 한다는 사람부터, 진작에 했다는 사람까지. 탈당을 부추기는 지식인들도 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을 대표해왔다던 국회의원들까지 '탈당'을 암시하는 인터뷰를 쏟아낸다. 그리고 한켠에서는, 지금 민주노동당 탈당을 하는게 진정한 진보의 대열에 함께 하는 것이라 여겨지는 분위기도 물씬이다.
민주노동당 탈당이 그렇게나 자랑스러울까. 물론 당의 가치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면 탈당하는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렇게나 의견이 다르다는 건가. 무엇을 보고? 아직 할일이 더 많은, 실현하지 못한 정책이 훨씬 더 많은 소위 유일한 진보정당에서.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의견 차이를 강조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민주노동당이 원래부터 나뉘어 있었다고들 하는데, 중요한건 그 차이보다는 공통된 진보의 걸음이 더 크다는걸 확신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다. 그리고 그 확신이 드러나있는게 바로 당의 강령과 규약이다. 그런 강령과 규약에 동의하지 못해서 탈당하는거면 또 모르겠다. 한 두 가지 안건에 대한 의견 차이를 가지고 탈당하겠다는 걸 이해할 수가 없다. 민주노동당이 승승장구하는 때도 아닌, 극도로 어려워진 시기에 진보정당의 근본 토대 - 연대와 단결을 뒤흔드려 하는 것도.
당의 모습이 실망스러워서 탈당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보면서는 차라리 그 부족함을 채워주지 못한 당의 탓이라도 하겠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을 대표해오고 민주노동당의 가치를 앞장서서 실현하고자 했던 사람들이라면, 최소한의 책임감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누가 그 사람들에게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라는 이름을 붙여준건데. 소수의 정파가 지지해준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리고 백번 양보해 탈당을 하더라도 - 그 탈당을 자신의 몫으로 가져가야지 당원들을 무시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업신여기며 요란법석을 떨어서는 안 되는 거다. 심상정 의원도 노회찬 의원도. 당 대의원들의 결정을 무시하고 있다. 정확하지 않은 표현으로 당 대의원들의 결정을 왜곡하고, 탓하고. 결국 당 대의원들의 결정때문에 탈당하는 거라고 말한다.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리고 당에서 민주적인 절차로, 여러 의견의 합일점을 모아내는 것이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할 일이다. 개인의 생각을 따르는게 아니라 다수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 나아가는게 진보정당의, 아니 민주주의 정당의 상식적 운영방침이다. 왜 당론이라는게 있고 왜 당 대의원대회가 있는가. 자신이 생각하기에 옳지 않은 결론이 내려졌다 해도, 최소한 그 의견을 설득해내지 못한 자신의 정치력을 반성해야 하는것 아닌가. 그게 진보운동인은 물론, 정치인으로서도 기본 아닌가.
난 민주노동당의 국회의원들을 존경한다. 내 수준에서는 짐작하기 힘들만큼 고난을 겪으며 진보를 실현해온 분들이고, 지금 그분들의 삶 자체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그들이 민주노동당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대표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들 개인이 아닌, 민주노동당의 가치를 따르는 대표자인 그들을 존경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를 실현하는 건, 어떤 개인이 아닌 민주노동당의 수많은 당원들이다. 이름조차 없이 당을 만들어오고 움직여온 사람들. 그 사람들이 진짜 민주노동당이다. 이런 민주노동당의 결정이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고 말하며 당을 떠나겠다는, 아니 당을 쪼개자는 사람들은 정말이지 곱게 볼수가 없다. 최소한 그런 사람들의 탈당은 자랑이 아닌 부끄러운 행위다.
각양각색 다양한 의견이 자연스러운게 진보고, 그래도 함께 할 수 있는게 진보이고, 그럼에도 함께 해야 하는게 진보다. 단결과 연대가 진보의 뿌리고, 진보의 유일한 희망이다. 분열을 부추기는 진보라니. 민주노동당을 탈당하겠다는 그 사람들이, 나는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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